나의 이야기
나에게도 소진이 온 시간이 있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할 때였다.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지금은 공공영역에서 다루는 아동학대 현장조사 업무도 맡고 있었다.
하루는 기관에서 당직을 맡게 되었고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 1~2시 였을까..
당직 폰이 울렸다.
경찰서에서 아동학대로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전화가 왔던 것이다.
난 즉시 관장에게 보고한 후
당직 동행자 한 명을 태우고, 기관 카드를 가지고
즉시 현장으로 갔다.
그 새벽에 경찰서에 있던 아동을 상담하고
이곳 저곳 현장조사를 마치고 나서 기관에 도착하니
새벽 5시였다.
나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낸 느낌이었다.
그런데 관장이 사건 보고하는 나에게 수퍼비전을 주기를,
빨리 본 사건을 당일 9시 정시 출근하여, 기존 대로 몇주 내에 처리하라고 하였던 것 같다.
다른 기관에서도 에너자이저라고 종종 불리웠던 나인데,
몇시간 잘 겨를도 없이 다시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현실에
당시 상황에서 나는 더이상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는 잘 서로 얘기하여 상황을 넘어갔지만
나에게 소진이 온 순간이었다.
사회복지사에게는 누구나 소진이 오곤 한다.
평소에도 일이 적은 것은 아닌데,
이것저것 일이 터지면, 추가로 에너지가 더 들곤 한다.
사회복지사의 소진
하루는 내 자리 옆에서 팩스가 울렸다.
받아보니 소진이 온 사회복지사들에 대해 캠프를 한다는 것 같았다.
개별 기관에 소진 예방 등을 위해 캠프를 여는 것을 팩스로 공문으로 보낼 정도면
'소진 캠프가 필요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사회복지사분들이 많이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사회복지사들이 소진이 오는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다.
사회복지사에게 소진이 오기 시작하면
조금만 잘 살펴도 티가 나곤 한다.
그런 소진이 온 사회복지사에게 관리자 분들이
'일 안하고 뭐하시는거에요?'
'요즘 예전같지 않은데 왜그러나요?'
'일 처리 빨리빨리 해주세요.'
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어쩌면 소진이 온 사회복지사는 퇴사를 고민할지도 모른다.
사회복지사가 소진이 오면
그 사회복지사 스스로 해쳐나가고 성장해야할 부분이 어떤 부분에서는 있겠지만
기관에서도 사회복지사들을 단순히 '관리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면
기관 관리자들이 그 소진이 온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해주고
함께 고민해 나아간다면, 오히려 쉽게 문제가 해결되곤 한다.
결론
사회복지사가 소진으로 만약 퇴사를 하게 된다면
기관에도 손해일 수 있고, 사회복지사 본인에게도 좋은 영향으로 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들이 소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먼저 인식하여
자신의 일정 및 업무량 등을 잘 체크하고 부지런히 살펴
혹시 어려움이 있거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잘 정리하서 상부에 보고하면, 대부분의 선임분들은 들어 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한편, 사회복지사가 근무하는 기관에서는
어떠한 소진을 경험하는 사회복지사에게
너무 야박하게 사회복지사가 퇴사를 하든, 불평을 하든, 어떤 건의를 하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그 사회복지사가 더 힘들어 하며, 심하면 퇴사를 고려하거나 실제로 퇴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또한 아마 직원에게 그런식이라면, 그 사회복지 기관은 클라이언트 분들이나 지역사회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기 쉽다.
반면 사회복지사 자신, 기관이 잘 조화를 이뤄 나아가고 서로 평소 잘 소통한다면
사회복지사에게 소진이 오지 않도록 잘 예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혹시 사회복지사가 소진이 오더라도 지혜롭게 잘 이겨낼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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