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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의 잡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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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회복지사다 21편 : 꿈과 현실

진갱 2023. 8. 29. 13:50

나의 이야기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어쩌면 나이에 비해 다른사람들 보다 더 오래 꿈을 품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꿈을 품었기에 나는 사회복지현장에서 지금까지 머물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의 꿈은 북한이탈주민 사업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자리에 있을 거라는  '위치적'인 비전을 가졌던 것 같다.
 
어쩌면 난 시간이 지나가며
나의 꿈을 나의 처해진 상황과 대화하며
더 구체화 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균형적 마인드
급여 계산을 철저히 하고
초과근무 수당 등 여러 처우개선비 및 수당들 또한 철저히 계산해 받고
어떤 보상이 있지 않으면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나는 다소간 좋지 않게 보곤 하였다.
 
근무하는 센터, 기관의 비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센터 및 기관의 이용자 및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회복지 기관을 '직장'으로 여기고 어떠한 '사명감'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
나는 '밥벌이', '삯꾼', 심지어는 '거머리' 등으로 부르곤 했었다.
 
요즘들어 드는 생각인데, 내가 지나치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고
균형 감각이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꿈꾸는 자
하루는 내가 어떤 사회복지법인에 속한 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할 때였다.
당시 내가 속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법인이 빠질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그 때 법인 직장협의회라고 해야할까? 그 중에서 대표 3명이 그 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는데,
내가 보기에 2명은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는 분 같았고, 한 분은 이상적인 성품이 다소간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당시 상황에서 법인이 빠지게 될 시에 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타지로 발령이 나거나, 상황상 그만 두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는 '현실적'측면이 더 이슈가 되었었다.
그 때 직장위원회의 이상적이었던 한 분이
현실적으로 이슈가 되는 부분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서로 화합해야 한다는 등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무언가 당시 대화 흐름에서 무언가 이야기에서 동떨어진 모습으로 보이곤 하였다.
 
꿈꾸는 자들은 많은 경우
현실주의자들 보다는 종종 에너지가 더 있을 수 있다.
 
그들은 근무하는 센터 및 기관에 비전 및 목적, 목표에 관심이 더 있을 수 있으며,
일을 할 때 무언가 이상적이게, 즉 적정 수준보다는 뛰어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경우가 더 있곤 하다.
 
그래서 종종 꿈꾸는 자는 센터, 기관에서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며
일을 더 많이 맡겨져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 비해 무언가 동떨어진 엉뚱한 입장을 가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현실주의자
어떤 기관에서는 팀장이 두분 있었는데,
그 두 분은 스타일이 다소간 달랐다.
 
아마 한 분은 '꿈꾸는 자'에 가까웠고, 다른 분은 '현실주의자'에 가까웠다.
 
꿈꾸는 자 처럼 보이는 팀장은 앞뒤가리지 않고 일을 벌리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프로그램 진행이나, 여러 사업에 있어서
일을 많이 벌려 해보았으므로, 더 전문적인 면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뭔가 창의적인 면이 더 강하였고, 에너지가 많았던 것으로 보였다.
 
현실주의자 처럼 보이는 팀장님은
업무에 대해 한계와 할 수 있는 일 범위를 현실적으로 정해서 일을 하셨던 것 같다.
또 일을 할 때, 사사건건 다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주어서 진행하신다는 장점도 있었다.
기관의 안정성이 다소간 확보되고, 조직화되는 면은 있었지만, 다소간 창의적인 면은 적었던 기억이 난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꿈꾸는 분들 보다, 현실주의자들 중 많은 분들은
사회복지기관을 '직장'으로 보는 면이 많으며,
오히려 꿈꾸는 자, 이상적인 분들 보다 일의 한계를 다소가 정해놓고 안정적이게 기관을 운영하는 면도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일을 함에 있어서도 꿈꾸는 사람들 보다는 더 '현실적'으로 일을 꼼꼼히 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을 할 때 그분들은 현실적으로 접근을 하는 경우가 더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앞뒤 계산 크게 하지 않고 일을 벌리곤 하는 사람들 보다
더욱 섬세하고 안정적이게 일을 할수도 있다.
 
다만 기관의 안정성을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기관에서 일할 때, 직장적 역할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센터는 비전이나 목적은 뒷전이 된 채
어려운 분들을 돕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편한 것을 더 추구하게되고, 돈 많이 버는 곳이 최고가 되는
단순히 '직장'이 되곤 한다.
 
꿈꾸는 자와 현실주의자의 조화
꿈꾸는 자와 현실주의자와의 균형에 있어서
정답은 없을 수 있다.
 
왜냐하면 사회복지사들 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속된 팀이나 우리가 다니는 팀, 기관이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현실적인 측면으로 균형이 필요한 기관일지도 모른다.
 
한편, 지나치게 현실적인 면만 추구하는 사람이나 팀, 기관은
기관을 삭막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센터나 기관의 비전과 목적을 구체화 하고
나눠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는 꿈을 꾸며 진취적으로 업무를 해나가며
또한 현실적인 목소리도 듣는 귀와 지혜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세심하고 꼼꼼히 일을 하면서도
열심히 진취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꿈꾸는 사회복지사의 면모 또한 가지는 
균형적인 면모를 갖춘다면, 더 능력있고 지혜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팀이 되고 기관이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