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지방 캠퍼스에서
그렇게 크게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없이
강의 있을 때나, 밥먹을 때 빼곤 거의 항상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지내던 나였다.
선배님들이 가끔 나를 불러
같이 놀아주시려고 노력했지만
나부터 크게 달갑지 않았다.
그저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이 좋았다.
지금의 좀 더 적극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바뀐 나는
뭐랄까..
아마도
사회복지현장에서
만났던..
찾아 뵈었을 때, 시큼한 김치 한조각 먹으라고 권해보시던 어떤 할머님.
매일 같이 선생님들에게 똥침을 쏘며 말썽부리더니, 좀 크더니 나에게 손 선풍기를 가지라며 빙긋 웃으며 선물로 주던 어떤 아이.
당뇨병에 걸리셔서 발이 썩어 절단하면서 까지, 그렇게 먹지 말라는 짜장면을 택시를 타고 가서라도 드시던.. 지금을 돌아가시고 안계시는 어르신.
생각난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실까?
나를 어떤 사회복지사로 기억할까?
나는 그들을 돌보고자 그들에게 다가갔지만
그들은 나를 더욱 변화시켰다.
대학생 시설 책으로 자원봉사로
간접적으로 먼저 접한 사회복지.
뒤돌아 보며 빙긋 웃어보기도
차마 역할을 다 못하고간 현장에 대한 씁쓸함에 반성하기도 한다.
그 애정섞인 촉촉한 양분은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비록, 국회의원들 처럼 거대한 틀을 형성하지 않는데도
비록, 부자들 처럼 큰 자원을 배부하지 못한다고 해도
비록, 능력 있는 의사들이나 NGO 직원들 처럼 아프라카 같은 황폐한 땅으로 가서 나를 불태우진 못해도
마치
언덕의 작은 유실수 같이
적어도 지금은
어떤 이들의 쉴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열매라도 맺어 영향력을 끼칠 순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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