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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의 잡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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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거리/끌적끌적(글)

꽃의 일생

진갱 2026. 4. 11. 20:00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라도 된듯이
나도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뽐내던 적이 있었다.

주목 받았으며
인기 또한 있었다.
또한 여러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화려한 시절이
그렇게 짧을 줄은,
이렇게 땅에 내동댕이 쳐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야 생각이 난다.

내가 피어나 있을 때
나를 받쳐 주던 꽃받침이 있었음을
영양분을 공급해 주던 가지가 있었음을
나를 잘 볼 수 있게 높이 추켜 세워주던
나무 기둥이 있었음을
든든히 지켜주던 뿌리가 있었음을

아마 나도 그렇게 누군가를 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땅에 거름이라도 되어
새 생명이 움트는 것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칙칙한 땅바닥을
잠시 빨갛고 분홍빛으로
수놓을 수도 있음을

또한 잠시라도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었음에
감사할 수도 있겠지.

그렇게 다시 활짝 피어나
다시 빛날 수 없을지라도

그 꽃은 기쁨으로
다음세대를 위하며 서서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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